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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y의 호주워킹홀리데이 경험담 - 호주농장 이야기

  

호주워킹홀리데이 농장에서 사는 달팽이랑 새입니다. 무슨새인지는 ^^;; 가끔 과일 따다보면 나무사이에 숨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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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Lucy의 호주 워킹홀리데이 경험담 중 세번째 이야기, 바로 '호주 농장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호주에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가기전에 제가 항상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바로 목표를 뚜렷히 잡고 가시라는.

워킹홀리데이 비자는 누구나 받을 수 있고, 1년 동안 체류할 수 있고, 돈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고, 공부하고 싶으면 학원도 다닐 수 있고. 이러한 이유로 꽤 매력이 있는 비자입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이유때문에 정작 자신이 무엇을 위해서 가는지 모를때가 있습니다.

일, 영어, 여행 분명한 목적을 세우고 가시길 권해드립니다. 전 호주를 간 이유가 영어였기 때문에 아무리 일을 하더라도 영어를 놓치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농장에서 또한, 비록 돈을 벌러 가긴했지만 ^^; 절대 포기할 수 없었던게 영어였습니다. 농장에서 어떻게 영어를 이어갔는지, 그리고 가장 궁금해하시는 돈은 얼마나 벌었는지 ^^; 그럼 호주 농장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Lucy의 호주워킹홀리데이 경험담, 호주 농장에 발을 들이다 - 외국인과 함께 일하기, 일하면서 영어공부하기

    


호주워킹홀리데이 농장일 ▶ 왼쪽부터 독일친구 사라, 영국 친구 킴?, 독일친구 앤 
 


호주에서 많은 경험을 했지만 지금도 잊지못하는 경험 중에 한가지는 역시 농장에서 일을 한 경험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말농장이나 봉사활동이 아닌 이상 굳이 농장까지 가서 일할 일이 없기때문에 서울에서 줄곧 태어나 자란 저로써는 태어나서 처음 경험해본 농장일이었습니다.

여튼 그렇게 뭣모르고 출발한 호주 농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우선 호주 워킹비자로 가는 학생들의 주 목적중의 하나인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는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찾는 곳이 바로 '농장'입니다. 왜 위험을 감수하고 가야하는지는 뒤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실 저는 계획에도 없던 농장을 우연찮게 가게 되었는데 이러한 한탕?을 노려보고자 하는 속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농장이란 곳이 쪽박과 대박을 가늠할 수 없는 위험천만한 곳인줄은 출발하기 전에는 미쳐 몰랐던거죠.

우선 농장을 가기전에 해야할 일이 있습니다. 나중에 농장일 구하는 방법에 대해서 다시 언급하겠지만, 우선 팀을 짜서 움직이는게 좋습니다. 같이 갈 사람들 말이죠 ^^; 혼자서 가기에는 너무 먼곳이라서. 그래서 저는 4명의 팀을짜고, 멜번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쉐파톤으로 떠났습니다. 쉐파톤은 체리, 토마토, 사과, 피망등이 유명한 농장인데 그 중에서 단연 토마토가 아주 유명한 곳입니다.

 (호주 대형 마켓 울워스나 콜스에 가시면 SPC 라는 상표가 있습니다. 과일 통조림 전문으로 판매하는 업체인데 이 공장이 쉐파톤에 위치하고 있구요. 호주 공장일중에 대박인 SPC 경험담은 다시 올려드리겠습니다.)

처음 쉐파톤에 도착했을때는 이미 먼저 온 사람들이 많았고 그래서 몇주째 일을 못구하고 웨이팅만 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제가 농장을 간 시기가 10월 말이었으니 호주는 이제 막 여름에 접어드는 찰나였죠. 이때는 한창 체리가 시즌이기도 합니다.

보통 농장 일자리는 백팩에 머무는 경우 주인이 대기 순서대로 일을 주는데, 정말 운좋게도 저는 독일여자 5명 자리에 한명이 부족하다 하여 들어온 날부터 투입이 되었습니다.

사실 공감하시겠지만, 한국인들의 가장 약점은 정입니다. 왠지 함께 간 친구가 있으면 1자리가 나왔을때 서로 양보하는척 하다가 기회를 놓치기 쉽상이죠. 저 또한 운이 좋았던 이유가 많은 웨이팅리스트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딱 한자리만 비어있고, 외국인과 팀을 짜야하는 부담감에 다른 분들이 어려워했던지라 제가 일을 바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도 농장에서 또한 영어가 필요하다는거 실감하시겠죠?

 그렇게 시작한 첫 농장일은 바로 체리 따는 일이었습니다. 체리따는 일은 2명씩 한조를 이루고 한 사람은 사다리를 밟고 올라서고 다른 한 사람은 밑에서 바구니를 바쳐주면서 일을 합니다.

 저는 산드라라는 친구와 한 조를 이뤘구요. 요 아래 모자쓰고 운전하는 친구 보이시죠? 산드라입니다. 그때 이후로 친해져서 지금까지도 연락하는 친구입니다. 산드라는 당시 스물세살이었고 대단한 골초였습니다. 그래서 보통 40분 일하면 20~30분은 쉬면서 담배를 피더라구요. 덕분에 산드라와 얘기할 기회가 많았고 영어도 꽤 많이 배웠습니다.

농장가면 한국사람이 많아서 영어 절대 안는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감히 제 경험상으로 말씀드리면 농장에서 영어는 본인 하기 나름입니다.

예를 들면, 농장에는 한국인이 많은 만큼 외국인도 많습니다. 특히 영국인과 독일인이 많습니다. 둘다 영어 잘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학생들은 그에 비해 영어를 잘하는 학생들이 많지는 않습니다. 영어를 조금 한다 하더라도 하루종일 고단하게 일하고 돌아와서는 머리 터져가며 외국인을 붙잡고 말해보려고 할까요? 더군다나 안되는 영어로 손발짓 해가면서 말할 때 참을성있게 들어줄 외국인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물론 성격이 너무 좋으면 또 얘기가 달라집니다 ^^;)

그러다보니 한국학생들의 보통 새벽부터 일하러 나가고 오후쯤 돌아와서 식사하고 그리고 술사러가고 술마시고. 다시 다음날 아침. 반복됩니다. 하지만 100% 다 그런건 절대 아니구요. 이와중에도 외국인들하고 항상 어울려 다니는 친구들도 있고 영어를 잘 못하더라도 외국인 친구가 많은 분들도 계십니다. 극단적인 예에 대해서는 너무 그것만 보지는 않으셨음 합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어쨌든 전 그렇게 운이 좋게도 독일인 5명과 농장일을 시작했습니다. 일을 하는 동안 한국인은 한명도 없었구요. 물론 숙소에는 많았구요 ^^: 일을 하는 동안 산드라와 쉬는 시간을 너무 많이 갖은 탓에 돈은 하루에 80불정도밖에 못벌었지만 많은 얘기를 나누고 많은것을 배울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Lucy의 호주워킹홀리데이 경험담, 호주 농장 쉐파톤에서 토신이 되다!

 

Lucy의 호주워킹홀리데이 농장일 경험담 플럼(자두),  운전하는 산드라
 

 Lucy의 호주워킹홀리데이 농장일 경험담


그리고 호주 농장일 두번째는 바로 '토마토 따기'였습니다.

체리가 끝 물일 무렵 (여기서 '끝 물'이란, 농장 용어로 더 이상 재배할 과일이 많이 남지 않았을 때를 의미합니다.) 토마토 재배를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토마토가 많이 익지 않아서 일이 별로 없었지만, 며칠 후 부터는 더운 날씨탓에 토마토가 금새 익어서 일이 많아졌죠.

 

토마토 농장은 실로 엄청납니다.

한줄당 100m는 족히 될정도로 토마토 나무가 줄지어 쭈욱- 늘어서 있는데, 보통 새벽 5시 20분에 농장으로 출발해서 일을 시작합니다. 호주 여름은 특히, 쉐파톤은 너무 더워서 한낮에는 40도까지 올라갑니다.

여튼 도착하면 바로 플라스틱 바켓을 10개 쯤 들고, 10m 간격으로 끝에서부터 앞으로 한개씩 떨어 뜨려 놓습니다. 그리고는서둘러 앞에서부터 토마토를 정말이지 미.친.듯.이 따기 시작하죠.

 쓰레기통 만한 바케스당 10불-12불 정도하는데 보통 손이 빠른 사람들은 하루에 14통까지도 하고 느린 사람은 6-7통 정도를 합니다. 하루에 어느정도 버는지 계산이 되죠? 평균은 10통이구요.

 제가 제배한 토마토는 방울토마토였는데 나무 높이가 허리 정도선이라서 새벽 5시반부터 그 자세로 오후 2시까지 일을 하고나면 온몸이 안아픈데가 없습니다. 진심으로.  처음에는 허리는 끊어질거 같고 온몸은 다 저려왔지만, 여튼 사람의 신체리듬은 21일이 지나면 익숙해진다고 하더라구요. 인간은 역시 적응력 빠른 동물인것 같습니다.

 방울 토마토 나무는 꼿꼿하게 자라라고 중간중간마다 철사로 엮어놓습니다. 토마토를 따기 위해서는 그 철사를 손가락으로 다 벌려서 손을 넣고 안에 있는 토마토까지 꺼내와야 한곳에서 많은 토마토를 딸 수 있는데, 무조건 손가락이 아프다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미쳐 따지 못한 토마토가 철사안에 가득하고 그럼 바케스가 가벼워지니 돈 벌고 싶으시면 한자리에서 오래 따셔야 합니다 ^^;

 그렇게 토마토를 딴 후, 계속 10m 간격으로 채워진 바케스를 뒤로 하고, 맨뒤에서부터 토마토가 가득한 통을 들고 앞으로 나와야하는데 처음에는  방법을 몰라서 여러가지 시도를 했죠. 안고 뛰어도 보고 양쪽으로도 들어보구요. 참고로 한 바켓당 보통 10키로그램 정도입니다.

 100m를 10kg을 들고 앞으로 또 앞으로. 100m, 90m, 80m이런식으로 계속 나와야하는데, 고민하던중 다른 사람은 양손으로 바켓을 들고 뛰는 것이 보게됩니다. 한개도 무거운데 어떻게 두개를 들까 싶었지만 따라해보니, 의외로 한 개보다 두개를 드는게 더! 수월하더라구요. 힘의 중심이 앞으로 쏠리는 의도하지 않아도 뛰게 되었고 그 덕에 속도도 빨라지구요. 그래서 결국 두개를 들고 100m  질주를 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디를 가도 일을 잘합니다. 정말로 잘합니다.

어찌나 속도가 빠른지 외국애들과 비할 바가 아니죠. 외국 사람들은 일을 할때 날씨가 더우면 그늘에서 쉬어가고, 물 마시다 화장실 다녀오는데 한국 사람들은 물론 다그렇지는 않지만, 우선 저는 일단 일을 시작하면 절대 토마토는 따먹지 않습니다. 배가 고프더라도 토마토는 절대! 안먹죠.

 이유는 호주는 과일이 상상도 못할 정도로 맛이있습니다. 특히 농장에서 직접 재배하면서 먹는 과일맛이 어떻겠어요. 하지만 이걸 한번 먹기 시작하면 일을 할수가 없습니다. 한번 맛일 보면 일이 끝날때까지 입에서 과일이 떠나질 않고 그러다 보면 그날 일은 땡치게 되죠.

그리고 또 한가지는 과일을 먹기 시작하면 목이 말라 죽습니다. 농장에는 화장실이 없는데 급할때는 아무데나 먼데~ 가서 일보시고 오면 됩니다. 그러다 보니 100m 길이 끝에서 화장실이 가고싶을때는 대략 난감하죠. 다른 파트로 넘어가서 되돌아 올라면 내 자리가 어디인지 구분도 안되구요. ^^;;

 토마토를 딸 때, 보통 일주일에 1000불을 넘겼습니다. 100만원 정도죠. 농장에서 '신'이라 불리고 '대박'났다고 불리는 경우 보통 일주일에 1000불이 넘었을 때 그렇게 말합니다. 그럼 급여받을때  외국애들이 모여서 어떻게 하면 토마토를 잘 따는지 비결이 뭔지 물어오곤 합니다. 일이 힘들고 농작물이 떨어져서 많이는 못했지만 여튼 그런적도 있었습니다. ^^;

 그 외에도 자두, 복숭아, 피망, 큰 토마토 등 여러가지 과일을 재배했습니다. 아래는 사과나무 사진인데 진짜 끝이 안보이죠?

아쉽게 토마토 딸때는 돈독에 올라서 --; 사진은 못찍었습니다. 일하느라 너무 바빠서 ㅎㅎ

저에게 농장일은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 이었습니다. 진심으로 농사지으시는 분들 존경스럽습니다. 쉽지 않은일인데..

일 하는 동안 먹을 힘도 없어서 씻자마자 침대에 쓰러지기를 며칠이고 반복했었는데 그러면서도 일을 할때는 어디서 힘이 나는지 이를 악물고 했었죠. 스스로 힘들때는 농장일을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세상에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다는 마음으로 여러번 다독거렸습니다. 여튼 그렇게 몸소 삶을 체험했던 값진 순간이었죠.

 

하지만 다시 하겠냐고 물어보신다면  한 번으로 충분하다는 ^^; 
 

 여기는 사과 농장입니다. 사과는 보통 자랄때 여러개가 한꺼번에 나는데 한 가지 끝에 4개가 자라면 2개는 짤라버려야 합니다.
그래야 부딪히지 않고 잘 자라요 2m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그렇게 사과를 땁니다. ㅎㅎ 


 
이상으로 Lucy의 호주 농장일 이야기였습니다. 얘기하다보니 너무 길어졌네요.  10분이 보시다 길어서 2분을 빼고 8분은 닫지 않으실까 하지만 ㅋㅋ 그래도 분명 호주 농장에 대해서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실것 같아서 끝까지 올려봤습니다.

 농장일 구하는 방법은 다시 올려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농장가실 계획이 있는 분이라면, 제발 영어 공부 하고 가세요 ^^ 가시면 외국인 친구 사귈 기회가 정말 많습니다. 가서 고생만 하고 왔다고 한탄해하지마시고 친구도 사귀고 공부도 하고 돈도 벌고 오세요. 멋진 곳입니다. 살다가 그런 경험 언제해보시겠어요?

 개인적으로는 농장에서 잃은것보다 얻은게 더 많기에 호주 워킹을 가시는 분들께 농장일을 경험삼아 해보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여튼 또, 긴 글 읽으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보셨으면 잊지 말고 댓글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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